탁구용품의 기본지식 (2)
러버(rubber)란 무엇인가?
1. 라켓의 구조
탁구는 "라켓"을 들고 하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탁구용 라켓은 크게 3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부분은 각각 "블레이드(blade)", "러버(rubber)", "그립(grip)"입니다. 그립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손잡이 부분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리고, 나무로 된 판 부분이 블레이드이고 그 위에 덮어씌우듯이 붙이는 고무와 스폰지로 된 부분을 러버라고 부릅니다. (그림 참조) 일반적으로 블레이드와 그립 부분은 처음부터 붙어 있기 때문에 그냥 합쳐서 블레이드라는 하나의 부분으로 취급합니다.
문구점이나 스포츠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저가품 라켓들은 대개 러버와 블레이드가 붙어 있는 완제품 형태로 나와 있습니다만 좀더 제대로 탁구를 하고 싶다면 이런 용품이 아니라 러버와 블레이드를 별도로 판매하는 것을 구입하여 직접 조립(용품점에서 붙여 주기도 합니다)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많은 탁구전문점에서는 수많은 종류의 러버와 블레이드를 따로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러버는 아래 그림과 같이 사각형으로 만들어져서 포장 하나에 한 장씩 들어 있는 형태로 판매되는데 이것을 블레이드에 붙인 다음 가위나 칼로 필요없는 부분을 도려내면 라켓이 완성됩니다. ^^
2. 왜 러버와 블레이드를 따로따로 판매하는가?
그렇다면 러버와 블레이드를 따로따로 판매하는 이유가 궁금하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러버를 따로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탁구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이 전부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러버들과 블레이드의 특성은 정말로 다양한데 이것을 또 조합함으로써 다양한 감각과 성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탁구용품은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무조건 반발력이 강한 것을 좋아하고 또 어떤 사람은 반발력은 중요하지 않고 스핀만이 많이 걸리는 것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딱딱한 것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부드러운 것을 좋아합니다. 여기서는 러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블레이드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어떤 사람은 공을 칠 때 블레이드가 울리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도 하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블레이드가 울리면 플레이가 안되기도 합니다. 1000명의 사람이 있으면 각각의 취향도 1000가지가 존재하므로 "최상의 용품"이라든가 "최상의 조합"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러버와 블레이드의 수명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블레이드는 대개 러버에 비하여 무척 수명이 깁니다. 짧게는 1년에서 길면 10년 이상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러버는 일반적인 러버의 경우 대개 3개월 정도면 수명이 끝나고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붙여서 함께 판매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용품 조합에 대한 것은 이후에 따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3. 러버의 구조와 종류
러버를 자세히 관찰하면 그림과 같이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윗쪽의 빨간색이나 검은색 고무로 된 부분을 "탑시트(top sheet)"라고 부르고 아랫쪽의 스폰지로 된 부분을 그대로 "스폰지(sponge)"라고 부릅니다.
탑시트를 자세히 보면 한쪽(주로 스폰지 쪽)에 그림과 같이 돌기가 나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 돌기를 "핌플(pimple)"이라고 합니다. 위의 그림에 나온 러버는 핌플이 안쪽, 즉 스폰지 쪽으로 나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명칭으로는 "핌플-인 러버(pimple-in rubber)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돌기가 겉면으로 나와 있는 러버도 있는데 이것은 "핌플-아웃 러버(pimple-out rubber)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흔히 알기 쉽게 각각 "평면러버"와 "돌출러버"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이 두 가지 러버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러버들입니다. 사실은 돌출러버보다는 평면러버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그것은 현대탁구의 스타일이 스핀을 거는 드라이브 타법 위주이기 때문입니다. 겉면이 평평한 평면러버는 어떤 것이든지 모두 다 드라이브 타법을 위하여 존재하는 러버입니다. 그리고, 돌출러버는 스핀보다는 스피드(타이밍) 위주의 플레이를 목적으로 하는 러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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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평면러버와 돌출러버 외에도 "롱 핌플 러버"와 "안티스핀 러버"라는 것이 또 있습니다. 롱 핌플 러버라는 것은 얼핏 보면 돌출러버와 비슷하지만 돌기 부분이 가늘고 길며 부드럽게 되어 있습니다. 안티스핀 러버는 겉보기로는 평면러버와 비슷하지만 표면을 만져 보면 마찰력이 거의 없어서 공이 미끄러집니다. 일반적인 평면러버나 돌출러버의 특성과는 완전히 다르며 이들은 스피드나 파워보다는 공의 변화로 승부를 하기 위한 러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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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말씀드린 러버들은 모두 다 스폰지가 붙은 러버입니다. 이렇게 스폰지가 붙은 러버들을 모두 한데 묶어서 "소프트 러버"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러버의 종류는 이밖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오소독스 러버(orthodox rubber)"라는 것입니다. 오소독스라는 것은 "정통"이라는 뜻인데 이것은 스폰지가 붙지 않은 러버를 말합니다. 수십 년 전에는 러버에 스폰지가 붙어 있지 않았고 그냥 고무로만 되어 있던 러버가 탁구 러버의 주류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여기에 스폰지를 붙인 러버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기존의 러버는 "정통 러버"라고 하고 새롭게 스폰지가 붙은 러버는 스폰지가 붙었으므로 "부드러운 러버"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 (러버의 역사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간단한 설명으로는 불충분합니다만 여기서는 자세한 것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소독스 러버는 약자로 흔히 "OX"라고 표기합니다. "Orthodox"의 약자입니다. 오소독스 러버는 사실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째는 돌출러버에서 스폰지만 뺀 형태의 것이고 두번째는 롱핌플 러버에서 스폰지를 제거한 형태입니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 모두 잘 쓰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러버의 분류를 다시한번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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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러버의 특성
이번에는 이들 각각의 러버에 어떤 특성이 있는지 간단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4-1. 평면러버
우선 "평면러버"는 "스핀을 걸기 쉽다"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특성입니다 평면 러버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또 그에 따라서 다양한 특징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 평면러버를 설명할 때는 "스핀"에 대한 것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평면러버는 어떤 것이든지 "드라이브"라는 타법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입니다. 드라이브라는 것은 공을 똑바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긁어 쳐서 전진회전(톱스핀)을 거는 타법을 말합니다. 전진회전이 걸려 있으면 공은 포물선을 확실하게 그리면서 안정되게 상대 코트로 들어가게 되므로 안심하고 힘이 실린 빠른 공을 칠 수가 있기 때문에 현대 탁구는 이 드라이브 타법을 위주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평면 러버는 핌플 부분이 스폰지 쪽을 향해 나 있기 때문에 공을 칠 때에 이 핌플이 스폰지를 파고들어가면서 탑시트가 변형되며 공을 감싸안아줍니다. 그 결과 공과 접촉되는 부분의 면적이 넓어져서 공을 탑시트가 잘 감싸안게 되며 또한 일반적으로 탑시트의 마찰력이 높기 때문에 공에 회전을 쉽게 걸 수 있습니다.
4-2. 돌출러버
다음으로 "돌출러버"는 스핀보다는 "스피드"를 위주로 플레이하기에 적합합니다. 여기서 스피드라는 것은 단순히 공의 빠르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을 얘기합니다.
평면러버는 "면"으로 공과 접촉하지만 돌출러버는 "점"에서 공과 접촉합니다. 그리고, 좀더 공이 빨리 떨어지므로 상대방의 회전에 영향을 덜 받으며 빠른 타이밍으로 칠 수가 있습니다. 반면, 공을 오래 갖고 있을 수가 없으므로 공 자체의 위력은 평면러버로 친 공에 비하여 낮습니다. 그리고, 회전의 영향을 덜 받는 반면 스스로 회전을 거는 것도 어렵습니다. (회전을 걸기 쉽도록 만들어진 돌출러버도 있는데 그것은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타이밍에 의한 승부"를 하는 것이 돌출러버의 주된 목적인데 현대탁구에서는 돌출러버의 사용 빈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4-3. 롱핌플 러버
"롱핌플 러버"는 주로 수비전형의 선수들이 사용합니다. 상대방이 드라이브를 걸어 온 공을 아래로 내리쳐서 커트를 하면 돌기가 약간 기울어지면서 공이 미끄러지고 드라이브의 회전이 그대로 커트가 되어서 넘어갑니다. 그리고, 연습에 따라서 단지 그와 같이 스핀을 그대로 돌려 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스핀을 죽여 버리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 특성 때문에 이 러버는 수비전형의 선수들에게 대단히 중요한 무기가 됩니다.
그런데, 돌출러버는 그래도 어느 정도 스핀을 스스로 걸 수 있는 반면 이 롱핌플 러버는 스스로 스핀을 전혀 걸 수가 없습니다.
4-4. 안티스핀 러버
"안티스핀 러버"는 역시 수비전형의 선수들이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것입니다. 표면에서 공이 미끄러지는 특성 때문에 상대방의 회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반면 스스로 회전을 거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특성만 보자면 롱핌플 러버와 비슷합니다만 롱핌플 러버에 비하여 변화의 폭이 상당히 작기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4-5. 오소독스 러버
오소독스 러버는 기본적으로는 돌출러버나 롱핌플 러버의 특성과 같고 단지 거기에 스폰지가 없을 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스폰지가 없기 때문에 반발력이 극히 낮아서 콘트롤은 우수합니다. 과거에는 돌출러버 형태의 오소독스 러버를 가지고 커트를 구사하는 플레이가 탁구의 주류였던 때도 있습니다.
5. 스폰지 두께에 따른 특성
다양한 이름을 가진 많은 러버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만 "어떤 러버"인가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러버에 붙어 있는 스폰지의 두께입니다. ITTF(국제탁구협회)에서 정한 규정에 따르면 러버 전체의 두께는 4mm를 넘으면 안되며 이 중 탑시트의 두께는 2mm를 넘으면 안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어떤 러버이든지 동일한 탑시트에 다양한 두께의 스폰지를 붙여서 판매되고 있는데 러버의 포장을 잘 보면 숫자로 스폰지의 두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1.8", "2.0", "2.3" 등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MAX"라고 표시되어 있는 것은 규정에서 허용하는 최대 스폰지 두께라는 뜻입니다. 만약 탑시트의 두께가 1.7mm인 러버라면 MAX는 스폰지 두께가 2.3mm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폰지의 두께가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반발력은 강력해집니다. 스폰지라는 것은 탑시트 뒤에 붙어 있는 스프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두꺼운 스폰지는 공을 깊이 감싸안을 수 있기 때문에 스핀을 좀더 잘 걸 수 있고 따라서 강력한 파워 드라이브를 구사하기에 좋습니다. 그런데, 반발력은 강해집니다만 공이 튀어나가는 타이밍은 아주 조금이기는 하지만 늦어집니다. 즉, 공을 일단 확실하게 감싸안은 다음 튕겨내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스폰지가 두꺼우면 반발력이 강하다는 특성 때문에 콘트롤은 어려워집니다. 스폰지가 얇아지면 반발력은 떨어지는 반면 콘트롤은 향상됩니다. 그런데 또 스폰지가 너무 얇을 경우는 상대방의 스핀에 민감해진다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얇으면 오히려 좋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스폰지의 두께는 자신의 실력과 스타일을 고려하여 적당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초보자라면 처음부터 지나치게 두꺼운 것이나 지나치게 얇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러버의 경우 1.7~2.0mm 정도의 두께가 초보자에게 어울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전형이 확립되고 실력이 늘어남에 따라서 좀더 두꺼운 러버에 도전해 가는 것입니다.
또, 만약 드라이브는 많이 걸지 않고 가볍게 공을 댄다든지 스매시를 하는 것을 주된 플레이스타일로 하시는 분이라면 스폰지를 두껍게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적당한 콘트롤을 위하여 역시 1.7~2.0mm 정도 범위의 두께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꾸준한 드라이브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목적으로 한다면 조금은 두꺼운 것을 사용해도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적당한 두께로 시작하여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따라서 두께를 늘려 나가는 것입니다. 2.0(버터플라이는 1.9)~MAX 정도의 두께를 사용하는 것이 이런 스타일에는 어울립니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서 커트를 하는 것을 주로 하는 수비전형이라면 안정성을 위하여 얇은 두께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면러버의 경우 대체로 2.0mm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백핸드 쪽에 롱핌플 러버를 붙이는 경우는 두꺼운 스폰지라는 것이 아예 없고 판매되는 러버들의 스폰지가 기본적으로 수비전형에 맞도록 나오므로 적당히 아무런 두께나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돌출러버를 붙인다면 1.0~1.3mm 정도의 두께로 하시는 것이 수비전형의 플레이에 적합합니다.
지금까지 러버에 대한 기초적인 사항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러버를 블레이드에 붙이는 방법과 블레이드를 손에 맞게 다듬는 방법을 살펴보고 그 다음 편에서는 평면러버와 돌출러버의 다양한 종류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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